본문 바로가기
인공지능

AI 검색 시대, SEO는 끝났나? Adobe와 Semrush가 노리는 새로운 시장

by 플린츠파크 2026. 6. 7.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고, 검색의 중심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검색 사이트에서 궁금한 것을 직접 검색하고, 검색 결과 상단에 뜬 링크를 클릭했습니다. 원하는 검색 결과가 안 나오면 계속 페이지를 넘기면서 시간을 낭비해야 했죠.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웹사이트가 검색 결과 1페이지에 노출될까?"를 고민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SEO, 즉 검색엔진 최적화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직접 검색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ChatGPT, Perplexity, Google Gemini, Claude 같은 AI 서비스에 질문하면 AI가 여러 정보를 종합해 바로 답을 줍니다. 사용자는 "최고의 CRM 툴은?", "중소기업에 적합한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은?", "포토샵 대체 프로그램은?" 같은 질문을 던지고, AI는 브랜드 이름을 직접 언급합니다. 검색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이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스크롤을 길게 내릴 필요도, 상단의 검색 결과가 맞는지 검증할 필요도 사라졌습니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은 단순히 검색 결과 상단에 뜨는 것이 아니라, AI의 답변 안에 들어가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SEO는 끝난 것이 아니라, 더 복잡해졌다

그런데 AI 검색이 등장했다고 해서 SEO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SEO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기존 SEO는 주로 검색엔진이 웹페이지를 잘 이해하도록 돕는 작업이었습니다. 키워드, 콘텐츠 품질, 백링크, 사이트 구조, 페이지 속도 등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AI 검색 시대에는 여기에 새로운 질문이 추가됩니다.

  • AI는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 우리 제품은 추천 목록에 포함되는가?
  • 경쟁사는 언급되는데 우리는 빠지고 있지는 않은가?
  • AI가 우리 브랜드를 부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제 브랜드는 구글 검색 결과뿐 아니라 LLM, AI 검색엔진, 커뮤니티, 유튜브, 리뷰 사이트, 소셜미디어 등 여러 표면에서 일관되게 인식되어야 합니다. AI가 답변을 만들 때 참고하는 정보가 단일 웹사이트에만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 마케팅 업계에서는 GEO라는 개념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GEO는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즉 생성형 AI 엔진 최적화를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우리 브랜드를 정확하고 유리하게 인식하도록 만드는 작업"입니다.

Adobe는 왜 Semrush를 인수했을까?

Adobe가 Semrush를 인수한 이유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Adobe는 이미 크리에이티브 툴과 디지털 경험 관리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습니다. Photoshop, Illustrator 같은 창작 도구뿐 아니라 Adobe Experience Cloud, Adobe Analytics, Adobe Experience Manager 등을 통해 기업의 마케팅과 고객 경험 관리 영역까지 깊숙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 Adobe가 Semrush를 인수했다는 것은 단순히 SEO 툴 하나를 사들인 것이 아닙니다. Adobe가 노리는 것은 "브랜드가 AI 시대에 어떻게 발견되고, 평가되고, 선택되는가"를 관리하는 시장입니다.

Semrush는 SEO, 경쟁사 분석, 키워드 분석, 콘텐츠 마케팅, 유료 광고, 소셜 전략 등에서 오랜 기간 데이터를 쌓아온 회사입니다. Adobe 입장에서는 이 데이터를 자사의 고객 경험 플랫폼과 결합하면, 기업 고객에게 더 넓은 마케팅 운영 체계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은 Adobe의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캠페인을 실행하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는 AI 검색에서 자신의 브랜드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추적하고 개선하려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AI 검색 시대의 마케팅은 더 이상 콘텐츠 제작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검색, 브랜드, PR, 커뮤니티, 고객 경험, 제품 메시지, 데이터 분석이 모두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Adobe는 이 연결 지점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기업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이 AI 검색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 실행은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Semrush 관련 조사에 따르면, AI 검색과 기존 SEO 전략을 완전히 통합했다고 답한 미국 마케터는 22%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전략은 세웠지만 실행은 따로 움직이거나,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측정 체계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는 생각보다 큰 문제입니다.

AI는 브랜드가 스스로 말하는 내용만 보지 않습니다. 블로그, 뉴스, 리뷰, 레딧, 유튜브, 소셜미디어, 비교 사이트 등 다양한 출처를 참고합니다. 그런데 기업 내부에서 SEO팀, 브랜드팀, 콘텐츠팀, PR팀, 고객지원팀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AI는 그 불일치를 그대로 학습하거나 반영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브랜드가 부정확하게 설명되거나, 경쟁사보다 덜 언급되거나, 차별점이 흐릿하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문제가 검색 순위 하락 정도로 나타났다면, 앞으로는 "AI가 추천하지 않는 브랜드"가 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투자 관점: Adobe의 기회

Adobe는 오랫동안 창작 도구 중심의 회사로 인식되어 왔지만, 실제 성장 전략의 큰 축은 기업용 디지털 경험 시장입니다. 기업 고객이 콘텐츠를 만들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전환을 높이는 전체 과정을 Adobe 생태계 안에서 처리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Semrush가 들어오면 Adobe는 콘텐츠 제작 이후의 문제까지 더 강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기업이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고객이 발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앞으로 발견의 경로가 검색엔진에서 AI 답변과 에이전트로 확장된다면, Adobe는 고객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부터, AI 검색에서 발견되고, 고객과 전환되는 과정까지 한 번에 관리하세요.

이 메시지가 통한다면 Adobe는 마케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더 강력한 번들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 고객은 여러 툴을 다양하게 쓰기보다는 통합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Adobe의 기존 고객 기반은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리스크도 있습니다.

Semrush 인수가 실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제품 통합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단순히 회사를 인수했다고 해서 고객이 바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AI 검색 최적화 시장은 아직 표준이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 어떤 지표가 매출과 연결되는지, AI 플랫폼별로 최적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한 답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즉 Adobe의 기회는 크지만, 이 시장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유료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전환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HubSpot과 SEO 툴 기업에도 기회가 있다

Adobe만 이 변화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HubSpot 같은 기업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HubSpot은 중소기업과 성장 기업을 대상으로 CRM, 마케팅 자동화, 콘텐츠, 세일즈 툴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AI 검색 시대에는 기업의 콘텐츠와 고객 접점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HubSpot 역시 "AI에 잘 발견되는 브랜드 운영"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제품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HubSpot은 인바운드 마케팅이라는 개념과 잘 맞습니다. 고객이 검색하고, 콘텐츠를 읽고, 브랜드를 신뢰하고, 문의나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오래전부터 강조해 왔기 때문입니다. AI 검색은 이 흐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발견의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것에 가깝습니다.

SEO 툴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Ahrefs, Similarweb, Moz, SurferSEO 같은 기업들은 기존 검색 데이터와 콘텐츠 최적화 경험을 바탕으로 AI 가시성 측정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들은 단순히 "키워드 순위가 몇 위인가?"가 아니라 "ChatGPT, Gemini, Perplexity에서 우리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어떤 맥락으로 언급되는가?"를 알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 수요가 커진다면 SEO 툴 시장은 다시 한 번 재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GEO는 만능열쇠가 아니다

하지만 GEO라는 단어가 유행한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당장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 AI 검색의 작동 방식은 계속 변합니다. 모델이 바뀌고, 검색 파트너가 바뀌고, 인용 방식이 바뀌면 최적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AI 답변은 기존 검색 결과보다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질문이라도 사용자, 시점, 문맥에 따라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SEO처럼 순위를 단순하게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브랜드 가시성은 단기간에 조작하기 어렵습니다. AI가 신뢰하는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뿐 아니라 제3자 평가, 리뷰, 언론 보도, 커뮤니티 반응, 제품 평판 등에서 나옵니다. 결국 좋은 제품, 명확한 포지셔닝, 일관된 메시지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즉 GEO는 꼼수가 아니라, 브랜드 운영의 종합전입니다.

결론: SEO의 종말이 아니라 ‘브랜드 가시성 전쟁’의 시작

AI 검색 시대에 SEO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다만 SEO만으로 충분했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은 검색엔진 상단 노출뿐 아니라 AI 답변 속 존재감, 브랜드 설명의 정확성, 경쟁사 대비 언급 빈도, 여러 채널에서의 메시지 일관성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Adobe의 Semrush 인수는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Adobe는 단순한 디자인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라, AI 시대의 고객 경험과 브랜드 발견을 관리하는 플랫폼 회사로 진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흐름을 세 가지 질문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어떤 기업이 AI 검색 시대의 브랜드 가시성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가?

둘째, 기업 고객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셋째, AI 검색 최적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소프트웨어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수 있는가?

SEO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은 너무 성급합니다. 오히려 검색의 전장이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전장에서는 "검색 결과 1위"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 AI는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는가?
  • 그리고 알고 있다면,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

앞으로 마케팅과 투자 모두에서 이 질문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입니다.